목표주가 14만 5,000원, 현재가는 7만 원대 후반. 숫자만 놓고 보면 정확히 두 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설레기보다 등이 서늘해졌습니다. 5년 전, 같은 이름의 회사에서 아주 크게 데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최근 화제가 된 조진표 대표의 분석을 제 계좌의 기억과 함께 다시 뜯어보려 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다시 난리 난 이유부터 정리했습니다제가 이 회사를 처음 계좌에 담은 건 2020년, 아직 이름이 두산중공업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는 원전이 지금처럼 화두도 아니었고, 오히려 유동성 위기와 채권단 관리 이야기가 경제면 첫 줄에 오르내리던 때였습니다. 저는 그때 "이 정도 규모의 회사가 설마 망하겠나"라는, 지금 생각하면 근거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논리 하나로 1..
"삼성전자 지금 사고 싶으세요?"라고 누가 물으면 저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 위즈웨이브 이권희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 머뭇거림 자체가 사실은 투자 심리를 읽는 가장 정직한 지표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투심,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밸류 재평가 가능성까지 세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투심: 안 사면서 오르길 바라는 마음최근 오픈AI의 신형 모델 공개가 AI 하드웨어 섹터 전체에 불을 붙였습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같은 대형주부터 반도체 설계 팹리스 업체, 네오클라우드 업체까지 줄줄이 상승했고, 그동안 막대한 부채로 계속 비판받던 소프트뱅크도 관련 투자 성과가 부각되면서 1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CEO가 10만 장 규모로 구성했던 G..
몇 년 전만 해도 화장품 하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두 회사만 떠올리면 그만이었습니다. 저도 한때 이 두 회사 주식을 들고 있었는데, 지금 시총 순위표를 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어서 놀랐습니다. 이번엔 K뷰티가 왜 이렇게 판이 뒤집혔는지, 그리고 그 뒤에서 실제로 돈을 버는 구조가 어떻게 짜여 있는지를 유통변천, 시총역전, ODM 세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유통변천: 방문판매에서 틱톡까지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보면 K뷰티 흥행의 배경이 보입니다. 코로나 이전 1,750만 명이던 방한 외국인이 코로나로 급감했다가 작년 역대 최고치인 1,894만 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2,200만 명, 내후년에는 3,000만 명까지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올리브영 ..
델과 브로드컴 실적이 이렇게 잘 나왔는데도 왜 우리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을 못 벗어날까요? 저도 이번 주 내내 지수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걸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컸는데, 결국 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금리와 환율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실적은 명확히 좋아지고 있는데 그 위를 짓누르는 매크로 변수들을 하나씩 정리해봤습니다. 금리: 워시의 20분과 월러의 하루지금 전 세계 국채 금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튀어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10년물은 4.8%로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고, 일본 10년물은 무려 30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겼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를 걱정하던 나라라는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5.25%까지 올..
코스피가 9000선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저는 작년에 겪었던 뼈아픈 기억부터 떠올랐습니다. 다들 "이번엔 진짜 오르겠지"라고 말하지만, 정작 재돌파의 진짜 열쇠가 뭔지는 제대로 짚어주는 곳이 드뭅니다. 박종훈의 지식한방 채널에서 다룬 "코스피 9000 재돌파, 단 하나의 열쇠" 영상을 보고, 제 경험과 생각을 더해 정리해봤습니다. 코스피9000, 왜 다시 흔들렸나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밟았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였습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고, HBM과 D램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 전체를 밀어 올렸죠. 그런데 정작 9000을 찍은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상승 종목은 100여 개 남짓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오히려 소외되는 극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
삼성전자가 110조 원이라는, 역사상 손에 꼽히는 규모의 주주환원을 발표했는데 오히려 주가가 8% 넘게 빠지는 걸 보면서 저도 처음엔 이해가 잘 안 갔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실적, 반도체 장비 품절 소식까지 같이 놓고 보니 지금 반도체 사이클이 생각보다 훨씬 길게 갈 수 있겠다는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그 판단 근거를 메모리값, 주주환원, 장비품절 세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메모리값: 젠슨 황이 직접 예고한 상승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매출은 컨센서스였던 약 921억 달러를 훌쩍 넘는 960억 달러 이상으로 나오면서 13분기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오히려 빠졌습니다. 이 패턴, 저도 여러 번 겪어봤습니다. 실적 자체보다 콘퍼런스콜에서 나오는 가이던스가 진짜 방아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