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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매력적인 저평가주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몇 년 전 이마트를 담았다가 지지부진한 주가에 결국 손절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신세계프라퍼티 같은 부동산 자회사의 숨은 자산 가치를 다시 들여다보고 나서, 그때 제가 너무 좁게 봤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마트부터 해상풍력, 방산, 화장품 ODM까지 — 지금 시장에서 저평가된 섹터들을 근거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이마트의 숨은 자산, 신세계프라퍼티를 왜 놓쳤나
이마트를 오프라인 유통업체로만 보면 당연히 매력이 없습니다. 쿠팡에 밀리고, 스타벅스 불매 이슈까지 겹쳤으니까요. 저도 그렇게 봤습니다. 몇 년 전 이마트가 각종 악재로 시끄러울 때 '이 정도면 바닥 아닐까' 싶어 소액을 넣었다가, 주가가 방향을 못 잡고 흘러내리는 걸 보며 결국 손절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가 놓친 게 있었습니다.
이마트는 유통업체이기 이전에 부동산 개발 회사와 같은 성격의 자회사를 품고 있습니다. 바로 신세계프라퍼티입니다. 서울 요지에 위치한 대형 점포를 단순히 영업 공간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 복합 업무 단지나 상업 시설로 재개발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여기서 NAV(순자산가치)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NAV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시장 가치에서 부채를 뺀 값으로, 주가가 이 NAV보다 크게 낮을 경우 저평가 상태로 판단합니다. 이마트의 현재 주가는 이 NAV 대비 상당한 디스카운트 구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스타벅스 매출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최대 악재 중 하나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본업 수익성이 안정되는 동시에 숨겨진 부동산 자산 가치가 재평가받는 시점이 온다면,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물론 재개발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의 시차는 변수입니다.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시 꺼질 수 있다는 점은 제 경험상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입니다.
- 이마트 주가는 NAV(순자산가치) 대비 상당 폭 디스카운트 상태
- 신세계프라퍼티가 서울 핵심 상권 재개발 추진 중
- 스타벅스 매출 상당 부분 회복, 최대 악재 진정 국면
- 재개발→실적 반영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
해상풍력, 정책 의지만 믿어도 되는 걸까
트럼프 행정부가 해상풍력 규제를 사실상 철회하면서 관련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법원에서 연이어 패소하자 소송 자체를 취하한 것으로, 미국 내 중단된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린 셈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고 해서 행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는 건 아니니까요. 악재가 해소됐다는 것과 정책이 뒷받침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제가 더 주목하는 건 국내 시장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상당히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국민성장펀드 1호·3호가 모두 해상풍력에 배분됐고, 정부는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전력원으로 해상풍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국산 기자재를 배제하고 국산 기자재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방향도 명확합니다.
여기서 모노파일(Monopile)이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모노파일이란 해상풍력 발전기를 해저에 고정시키는 원통형 강관 구조물로, 해상풍력 설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합니다. GS글로벌의 자회사 GSN텍이 이 모노파일을 제조합니다. 대만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SK오션플랜트와 함께, 아시아 시장에 기반을 둔 이들 기업이 상대적으로 관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 지점에서 한 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정책 의지가 확고하다'는 논리는 국내 그린에너지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지만, 정권 교체와 함께 방향이 뒤집힌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착공 시점과 실제 매출 반영 사이의 시차는 통상 수년에 달합니다. 기대감으로 먼저 오른 주가가 착공 지연 소식에 다시 반납되는 패턴, 제 경험상 이 흐름은 꽤 자주 반복됩니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되, 착공 일정과 실제 수주 흐름을 병행해서 추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방산주, 종전이 호재인가 악재인가
종전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저는 방산주를 팔았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무기가 필요 없지 않나'는 단순한 논리였는데, 다음 날 급등하는 주가를 보며 뒤늦게 후회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그 패턴의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핵심은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란 특정 국가나 지역의 정치·군사적 불안정이 금융시장과 기업 활동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말합니다. 전쟁이 진행 중일 때는 오히려 무기 구매 계약이 중단됩니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종전이 되면 그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옵니다. 중동과 유럽 국가들이 자국 방위력 강화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종전 직후입니다.
최근 LIG넥스원과 독일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의 파트너십 소식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뉴스였습니다. 라인메탈 측이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직접 게재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국 언론 발표가 아니라 독일 기업이 먼저 공개했다는 건, 단순한 MOU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협력 의지가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LIG넥스원의 미사일 기술과 라인메탈의 지상 방산 역량이 합쳐지면, 한국 방산이 유럽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기는 셈입니다.
반면 현대로템은 임원 37명이 같은 날 자사주를 장내 매수한 사례가 공시에서 확인됐습니다. 총 매수 금액이 약 15억 원에 달했고, 당시 주가는 한참 빠진 상태였습니다. 내부자들이 바닥으로 인지하고 단결 매수에 나선 것이라면, 이건 외부 애널리스트 보고서보다 훨씬 강한 신호입니다. 제 경험상 임원들의 장내 매수가 집중되는 타이밍은 꽤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거래소 공시 시스템(출처: 한국거래소 KIND)에서 임원 장내 매수 내역을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방산을 전쟁이 계속되느냐 끝나느냐의 단기 이벤트로 보는 시각은, 구조적 수요를 놓치는 접근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NATO 분담금 압박을 강화하면서 유럽 각국의 자주국방 수요는 더 커지고 있고, 이 흐름은 단기간에 역전되지 않습니다.
화장품 ODM과 조선 기자재, 실적이 뒷받침되는 섹터
APR, 달바 같은 K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이 브랜드들이 실제로 제품을 어디서 만드는지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같은 ODM 기업에 생산을 맡깁니다.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이란 수탁 기업이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담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사는 마케팅과 유통에만 집중합니다. 쉽게 말해 레시피도 만들고 요리도 해주는 구조입니다.
최근 로레알이 한국콜마에 ODM을 맡겼다는 소식은 업계에서 꽤 주목받았습니다. 로레알은 전통적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을 자체적으로 고집해온 기업인데, 그 로레알이 처음으로 외부 ODM을 택했다는 건 한국 화장품 제조 기술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브랜드가 어디서 뜨든, K뷰티 ODM 기업들은 공급망의 핵심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5,90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출처: Statista). 이 시장이 커질수록 ODM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조선 기자재 쪽에서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관련 업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LNG 운반선이란 영하 163도에서 액화된 천연가스를 장거리 운송하는 특수 선박으로, 일반 화물선에 비해 기술 난이도와 수익성이 모두 높습니다. 올해 LNG 운반선 수주량이 이미 작년 전체 수주를 넘어섰다는 점은 의미 있는 데이터입니다. 미국에서 LNG 수출이 확대되고 중동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운반선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입니다. 한국카본, 동성화인텍 같은 LNG 단열재·기자재 업체들이 이 흐름의 수혜 위치에 있습니다.
대형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먼저 움직이고, 기자재 업체들이 뒤따르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습니다. 대장주가 먼저 오르고, 소부장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구조입니다. 조선 기자재도 같은 시각으로 추적해볼 만합니다.
- 한국콜마·코스맥스: 브랜드 국적 무관하게 공급망 핵심 위치, 로레알 ODM 수탁 이력
- LNG 운반선 수주 올해 이미 전년 전체 초과, 기자재 수요 동반 증가
- 조선 기자재는 대형 조선사 흐름에 2~3개월 시차로 후행하는 경향
- 한국조선해양, 대한조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대적 저평가 구간
자주 묻는 질문
Q. 이마트 주가가 오르려면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하나요?
A. 두 가지가 맞물려야 합니다. 첫째는 스타벅스 매출 정상화가 실적으로 확인되는 것, 둘째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재개발 프로젝트가 구체적인 착공 단계로 진입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자산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되는 시점이 오면 NAV 디스카운트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재개발에서 실제 수익 반영까지는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 기대보다는 중장기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맞습니다.
Q. 해상풍력 관련주,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은 건가요?
A. 이미 오른 종목을 쫓아가는 건 리스크가 큽니다. 정책 기대감으로 선반영된 주가는 착공 지연이나 예산 축소 소식에 빠르게 반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내 해상풍력은 정부 의지가 있는 건 맞지만, 실제 착공 일정과 기자재 수주 흐름을 수치로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게 안전합니다. 급등 이후 눌리는 구간을 기다리는 전략이 경험적으로 더 나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Q. 현대로템 임원 집단 장내 매수,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A. 한국거래소 KIND(기업공시채널)에서 종목명으로 검색하면 임원 및 주요 주주의 장내 매수·매도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소유상황 보고서' 항목을 보면 됩니다. 같은 날 다수의 임원이 집중 매수한 경우는 특히 주목할 만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Q. 화장품 ODM과 브랜드주, 어느 쪽이 더 안정적인 투자처인가요?
A. 브랜드주는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서 변동성이 큽니다. 반면 ODM 기업은 어떤 브랜드가 뜨든 생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수요 분산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ODM도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으면 리스크가 생깁니다. 한국콜마나 코스맥스처럼 고객사 다변화가 이뤄진 기업 위주로 실적 추이를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게 제 판단으로는 더 안정적입니다.
결론
정리하면, 지금 시장에서 주목할 섹터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단기 이벤트보다 구조적인 수요 변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마트는 유통 본업이 아닌 부동산 자산 가치, 방산은 종전 여부가 아닌 자주국방 구조 수요, 조선 기자재는 LNG 수출 확대 흐름, 화장품 ODM은 K뷰티 공급망의 핵심 위치 — 이 네 가지는 모두 단기 테마가 아닌 중장기 방향성으로 읽힙니다.
제가 예전에 자꾸 엇나갔던 이유는 단기 이벤트를 기준으로 사고팔았기 때문입니다. 종전 뉴스에 방산 팔고, 주가 지지부진하면 이마트 손절하고.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보려 합니다. 개별 뉴스보다 수요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고, 그 안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순서로요. 급등 뒤를 쫓기보다 눌려 있을 때 담는 게, 결국 제 경험상 더 나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